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 사태’ 규탄 현장, 정치인 방문에 고성과 야유
공정한 선거라는 헌법정신 실현 위해선 일부 참가자들의 배타적 태도 지양해야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발생한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렸다는 비판이 거세다.
전국 50여 개 투표소에서 용지가 모자라 투표가 중단되거나 연장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앞은 선거 부실 관리를 규탄하고 헌법정신에 기초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재선거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로 연일 들끓고 있다.
이번 사태는 선관위의 치명적인 행정 실책과 부실 대응으로 인해 국민의 소중한 투표권이 박탈당한 명백한 ‘헌법 위배’ 사건이다.
선거 관리 기관의 무능으로 인해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가 훼손된 만큼,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에는 여야나 진영을 불문하고 전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그러나 선관위의 실책을 엄중히 규탄해야 할 현장에서, 사안의 본질과 동떨어진 진영 논리와 감정적 배격이 표출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최근 선관위 앞 규탄 시위 현장을 찾은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현장에 있던 일부 보수 성향의 시위 참여자들로부터 “꺼져라” 등의 거친 욕설과 고성을 들어야 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태 직후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을 강하게 주장하며 정치권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해 왔다.
국가적 시스템 오류를 바로잡고 헌법정신을 수호하려는 뜻에 동참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으나, 도리어 맹목적인 비난의 화살을 맞은 것이다.
이러한 일부 참가자들의 반발은 이번 사태의 본질보다는 정치인 개인에 대한 과거의 앙금에서 비롯된 돌출 행동에 가깝다.
이 대표는 과거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되었던 사전투표 조작설 등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이번 투표용지 부족 사태는 선관위의 명백한 행정 부실로 발생한 제도적 결함이기에 과거의 논쟁들과는 결이 완전히 다름에도 불구하고, 과거 행보에 실망감을 가졌던 일부 참가자들이 감정적인 분풀이를 시위 현장에서 터뜨린 셈이다.
물론 선관위 앞 현장에 모인 시민 전체가 이러한 과격한 행동에 동조한 것은 아니다.
대다수 시민은 선관위의 책임을 묻고 공정 선거를 확립하자는 순수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보수 성향 참가자들의 배타적인 행동은 시위 전체의 정당성을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관위의 무능을 규탄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철저히 상식에 기반한 요구인 만큼, 정치인 개인에 대한 호불호를 앞세워 연대의 목소리를 밀쳐내는 것은 사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이러한 배타적 행동이 반복될 경우, 선관위 개혁과 공정 선거를 열망하는 다수 국민에게 이번 시위가 ‘특정 진영이나 극단적 세력만의 의견을 대표하는 단체 행동’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전체 유권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분노가 자칫 진영 간의 세 대결이나 정파 싸움으로 오인되는 순간, 범국민적인 지지 기반을 잃고 고립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헌법정신에 기초해 공정한 선거 시스템을 다시 세우자는 대의명분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가치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내 편과 네 편을 가르는 거친 구호보다는, 사안의 본질인 ‘선관위의 부실 관리 책임’에 화력을 집중하며 뜻을 같이하는 모든 목소리를 포용하는 성숙한 자세가 절실한 시점이다.